시와 그림(12) <<< >>>
고향에 돌아가리
고향에 돌아가리 고향에 가서 초가삼간 짓고 흙으로 방을 만들고 한지로 창을 바르고 지붕엔 박넝쿨 올리고 내 사랑하는 이와 오손도손 살리라 돌담엔 파란색 나팔꽃이 웃고 집뒤 그늘에 달래가 사색에 잠기면 암탉이 병아리들을 데리고 봄볕을 찾아 나서는 곳 포근한 어머니 품에 안긴 아기같이 내고향에서 편히 쉬리라 먼지같은 세상 티끌같은 세상 부귀영화 꿈꾸는 세상 다 잊어버리고 내 어린 마음에 그려진 수채화 파아란 하늘과 푸른 들판을 찾아 소년시절로 돌아가리 그곳에 가면 어머니 자장가처럼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고단한 내영혼에 쉼을 주리라 냇가에서 물고기 잡고 산에서 꾀꼬리 쫒던 어린시절로 돌아가리 온갖 들꽃과 푸르른 숲이 나의 시력을 되찾아주고 백합화와 아카시아 향기가 내 영혼을 맑게하는 곳 누런 송아지 에미 그리워 논두렁에 따라 나오고 밭에는 옥수수가 보석처럼 영글고 햇볕이 수박을 키워 놀라움을 선물하는 곳 소쩍새 부엉이 슬픈 사연 울어대는 밤 마당에 깔아놓은 멍석위에 누워 할머니 옛날이야기 들을때 별똥별이 쉴새없이 떨어지는 곳 꿈에도 못잊는 내고향으로 내고향으로 돌아가리 |
작자의 말
월나라 새는 나무에 집을 지어도 남쪽으로 난 가지에 집을 짓는다고 했다. 미국땅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 이민자들에게는 고향의 의미가 특별나다. 누구나 인간은 아기가 어머니의 뱃속을 그리워하듯 자기가 태어나서 자라던 고향이 제일 편안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