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내손의 손금을 보듯 그대의 날개옷 무늬를 본다 무지개빛 나래에 새겨진 고아한 구름문양은 속세를 떠난 신선의 풍류 물속에서 수양을 쌓고 하늘로 올라간 그대를 승천한 용이라고 할순 없을까 그대는 고요한 호수에 일렁이는 물살 꿈꾸는 구름의 외로운 영혼 있는듯 없는듯 보일듯 말듯 파르르 떠는 나래 황홀한 은물결이 아스름하게 허공에 파동친다 그대는 가장 섬세한 숨결로 잔잔히 흐르는 여름날의 서정시 나는 언제나 그대의 해맑은 시심을 잡으러 산과 들을 헤매는 어린 날의 동심 짧은 여름이 서러운 그대의 투명한 날개에 수억광년의 별빛들이 지나가면 그리움으로 아픈 그리움으로 내마음에도 잔물결이 이네 내마음에도 아련히 사랑의 추억이 살아나네 |
작자의 말
여름철의 시인은 단연 잠자리다. 구름문양의 투명한 망사옷과 그 빛나는 은물결의 멋을 그 누구가 흉내낼수 있을까. 나의 소년시절에는 여름철이면 다양하게 생긴 여러종류의 잠자리가 많았다.나의 여름방학은 그 아름다움을 잡아보려는 노력으로 금새 지나가곤 했다. |